내사랑 고인돌
내사랑 고인돌
우장문·수원 숙지고 역사 교사
랴오둥반도 지역을 답사하는데 옆자리에 앉은 젊은 일행이 "선생님은 왜 고인돌이 예쁘다고 하셨어요?"라고 의아한 표정으로 질문을 했다. 글쎄,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이런 질문은 마치 내 자식이 왜 예쁘냐는 질문과 같아서 대답하기 어렵다.
30년 전 대학에 입학해서 고인돌을 처음 만난 이후 지금까지 고인돌과 함께해왔다. 고인돌은 내게 석·박사 학위도 주었고, 몇 권의 저서도 선사했다. 내가 쓴 고인돌 책은 일자무식이었던 아버지의 건강을 호전시켰고, 어머니의 '보물 1호'가 돼 와이셔츠 갑에 고이 보관돼 있다.
내 가족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사랑스럽듯 30여년간 만나 온 고인돌은 나의 또 다른 애인이 되고 말았다. 주말과 방학이 되면 항상 들뜬 마음으로 카메라·줄자·나침반 등을 챙긴 후, 산속에 숨어 있기도 하고 높은 산 위에 서서 나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기도 하는 '애인'을 찾으러 간다. 오늘도 내비게이션·컴퓨터·지도의 힘을 빌려서 만난 고인돌이 반달돌칼·화살촉·붉은간토기 등을 품고 저녁노을의 재촉을 만류하면서 나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조선일보> 2010. 02. 02. [일사일언] 에 실렸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