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가까운 분이 주례를 부탁해서 하게되었다.
나이도 많지 않아서 망설였지만 좋은 분이어서 하게되었다.
횟수로는 네 번째이지만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열심히 암기하여 가서 원고를 보지 않고 하려 했지만 중간을 싹뚝 자르고 말았다.
새 신랑 신부에게 많은 행운이 깃들고, 좋은 일만 평생 있었으면 좋겠다.
주례사
2011년 11월 19일 오늘은 참으로 경사스러운 날입니다.
○○○님과 ○○○님의 장남 ○○○군과 ○○○님과 ○○○님의 차녀 ○○○양이 한 가족이 되는 역사적인 날이기 때문입니다.
아침나절 오락가락하던 날씨가 금새 맑게 개였습니다. 앞으로의 징조가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새 부부의 희망찬 앞날을 축복하기 위하여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양가 부모님을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 가지 면으로 훌륭한 신랑 신부를 위해 제가 주례를 할 자격이 있나 망설였습니다만 그래도 나이는 절대 신랑 신부에게 뒤지지 않기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이 곳은 저에게도 뜻 깊은 장소입니다. 23년 전에 바로 신랑이 섰던 자리에 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혼 후에 자식도 많이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이 예식장은 행복의 기운이 넘치는 명당임에 틀림없습니다. 따라서 결혼식장 후배인 이 부부도 항상 웃음이 넘치는 행복한 가정을 꾸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럼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에 대하여 잠깐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신랑 ○○○군은 현재 ○○○의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로 ○○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해병대에서 소대장을 했을 정도로 튼튼한 체력과 리더십을 가진 젊은이입니다. 저와 인연을 맺은 지는 몇 년 되지는 않으나 항상 머릿속에 각인된 것은 참 괜찮은 사람이다 라는 것입니다.
신부 ○○○양은 고운 마음을 가진 많은 여고생들이 선호하는 ○○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미국계 제약회사인 ○○○사에서 ○○으로 근무하고 있는 유능한 인재입니다. 신부는 보시다시피 신랑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 아름다움은 물론 착한 마음씨까지 가진 일등 신부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인생의 선배로써 새로운 가정을 꾸려나갈 신랑 신부께 두 가지만 당부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실천해야할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효도라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부모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알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그의 수 백 배라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효도라는 것은 물질적 보답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것입니다. 효도는 행동하는 것입니다. 효도는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것입니다. 찾아 가기가 어려울 때는 전화라도 자주 드리기 바랍니다. 물론 찾아뵙고 용돈까지 드리면 금새 노인정까지 소문이 크게 납니다. 이점은 꼭 명심하기 바랍니다. 저도 90이 다 되신 어머니가 고향에 계십니다. 결혼 후 집사람과 함께 한 달도 거르지 않고 고향에 다녔습니다. 어머니를 뵈러 갈 때의 행복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그러한 행복을 우리 신랑 신부도 많이 경험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명심할 점은 양쪽 집에 똑같이 잘해야 합니다. 자기 부모님께 잘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서로가 배우자의 부모님께 더 잘해드리겠다는 각오로 임해야만 행복의 나무는 쑥쑥 커갈 것입니다.
두 번째는 서로를 위로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하기바랍니다. 마음속에 담아만 두지 말고 표현을 자주해야 이것이 행복으로 이어집니다. 퇴근 후에는 직장에서 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함께 스트레스도 풀기 바랍니다. 그때는 항상 배우자의 편에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살다보면 간혹 상대의 약점도 보일 것입니다. 이를 최소화 시키면서 잘 보듬어주기 바랍니다. 이것이 배우자의 역할입니다. 70억 인구 중에서 약점이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크게 보면서 생활한다면 반려자가 자랑스러워 보일 것입니다. 지난번에 신랑을 만났는데 싱글벙글하면서 여자 친구 자랑을 하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 마음 영원히 변치 말기를 바랍니다.
이제 둘은 흰 종이 위에 한 가정이라는 하나의 작품을 그려 나가야합니다. 모든 것은 시작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 이 순간부터 사랑을 받기보다는 준다는 생각으로 출발하기바랍니다. 받는 즐거움 보다는 주는 즐거움이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것은 봉사활동을 많이 해온 신부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가정이 편안해야 직장에서도 즐겁고 능력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둘의 행복을 배가시킬 가장 중요한 요소는 2세를 빨리 두는 것입니다. 자식을 키우는 기쁨은 삶의 이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너무 욕심을 부리지는 마시고 셋만 낳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부모님께 효도하고 상대방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부디 행복하고, 건강하고, 다복한 가정을 꾸리기를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그것이 본인의 행복은 물론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께 보답하는 길이라는 점을 깊이 명심하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11월 19일
주례 우장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