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움을 품고 있는 백암 장평리 고인돌
2014년 04월 14일 (월) 우장문 webmaster@yongin21.co.kr 용인시민신문
큰 돌 문화의 대표인 고인돌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고인돌은 전라도 지방과 대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지만 우리 용인지역에도 10여 기가 위치하고 있다.
고인돌은 거대한 규모를 통해 계급사회가 시작된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는 등 사회를 복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청동기 시대의 사회 복원에 있어서 가장 관심을 갖는 것 중 하나는 덮개돌(개석)에서 발견되는 홈구멍(성혈)이다.
홈구멍이란 자연 암반 표면에 홈처럼 파인 구멍을 말한다. 거석 신앙을 대표하는 고인돌이나 선돌에 파여 있는데 민간에서는 홈구멍이 파여 있는 바위를 알바위, 알터, 알구멍, 바위구멍이라고도 한다. 크기는 지름 5~10㎝에 깊이 3~5㎝ 안팎이 대부분이지만 지름이 15~20㎝에 달하는 것도 있다.
홈구멍을 만드는 것은 매우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하는 작업으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의 일면을 읽을 수 있다. 학자들은 홈구멍을 장례의식 과정에서 만든 친족집단의 표시, 질병 치료의 목적, 불씨를 만들기 위한 것, 태양숭배사상의 표현, 풍요와 생산의 기원, 난생설화, 별자리를 표시한 것 등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와 만주지역에는 4만 여기의 고인돌 중 홈구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은 850여 기(북한의 270기 포함)이고 경상도 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여러 가지 신비로움을 품고 있는 홈구멍을 가진 고인돌이 용인에도 분포하는데 대표적인 것은 백암면 장평리 고인돌과 원삼면 맹리 고인돌이다. 특히 장평리 고인돌에는 100개에 달하는 많은 홈구멍이 만들어져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장평리 고인돌은 처인구 백암면 장평리 율애마을에 위치한다. 이곳은 청미천 가장자리로 유적 앞쪽에는 들판이 펼쳐져 있고, 서쪽에는 해발 279m 정배산과 해발 417m 석술암산 등 산줄기가 이어지고 있다. 북쪽 용천천과 남쪽의 율곡천이 청미천으로 흘러든다. 이곳을 쉽게 찾아가는 방법은 장평초등학교 뒤에 있는 낮은 야산 줄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계속 걷다 보면 작은 길가 왼쪽에 놓여 있다.
이 고인돌은 평면 형태가 사다리꼴이며 하부가 땅에 묻혀 있어 정확한 모습을 파악하기 어려우나 개석식 고인돌로 판단된다. 덮개돌에는 100여개의 홈구멍이 있는데 그 크기는 큰 것 하나만 8㎝이고, 나머지는 모두 작다.
화강암인 덮개돌의 크기는 길이 195㎝, 너비 155㎝, 두께 33㎝이며 긴 방향은 동서쪽이다. 이 고인돌은 비교적 높은 능선 위에 위치한 점과 홈구멍의 배열 등으로 보아 덮개돌에 새겨진 홈구멍은 별자리로 추정된다.
장평리 고인돌은 100여 개의 홈구멍을 가진 매우 소중한 문화유적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안내문이나 보호시설도 갖추어지지 않은 채 밭 한 모퉁이에 방치돼 있다. 문화재 보호에 대한 관심은 시에서 적극 나서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인돌이나 선돌 같은 문화재를 종종 정원석으로 쓰기 위해 몰래 가져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장평리에는 홈구멍을 가진 고인돌 외에도 덮개돌 크기가 길이 105㎝, 너비 90㎝, 두께 25㎝인 자그마한 것도 있다. 이 고인돌은 화강암으로 만들어졌으며, 홈구멍이 있는 고인돌에서 능선을 따라 장평초등학교 쪽을 100m 정도 거리에 놓여 있다.
<장평리 고인돌의 홈구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