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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키는 3기의 사암리 선돌

고인돌인 2015. 1. 15. 22:01

대지중학교 수석교사 우장문

 

사암리 선돌은 용인시청에서 자동차로 25분(15㎞) 정도 거리에 있다.
이 선돌을 만나기 위해서는 용인시청에서 양지방향으로 가다가 동부사거리에서 용인송담대학교와 와우정사 쪽으로 우회전해 57번 도로를 따라가다가 용인농촌테마파크 입구 못 미쳐서 사암리 내동마을로 향하는 작은 길이 나온다. 이 길 왼편에 3기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이 선돌은 원래 도로 오른편 밭둑에 있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최근에 도로 왼쪽으로 옮겨놓았다. 주소지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 753-2이고 시는 향토유적 22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마을에서는 선돌이 위치한 부근을 ‘선돌뱅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선돌백이’의 변형으로 보인다. 선돌은 서있는 돌이고 뱅이는 박이, 백이의 변음으로 터나 장소가 합성된 지명임을 알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은 선돌이 언제 세워졌는지 알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선돌이 청동기시대에 고인돌과 함께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시기를 정확하게 확정하기는 어렵다. 사암리 선돌도 매끈하게 잘라낸 면 등으로 보았을 때 선사시대의 선돌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물론 700m 거리에 고인돌로 추정되는 다수의 고인돌이 있지만 직접 연결시킬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3기의 선돌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데 암질이나 크기 등으로 봤을 때 하나의 원통형 돌을 셋으로 쪼개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3기의 선돌은 높이 330㎝×너비 100㎝×두께 35㎝, 높이 220㎝×너비 100㎝×두께 37㎝정도이며, 높이 290㎝×너비 100㎝×두께 30㎝ 정도로 일반 선돌에 비해 큰 편에 속한다.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3기의 선돌 이외에도 선돌 2기가 가까운 곳에 더 있다.
이 두 기는 원래 논바닥에 있었던 것을 1기는 마을 앞 논 건너편 작은 도랑 옆에 세웠고(150㎝×125㎝×47㎝), 나머지 1기(197㎝×65㎝×37㎝)는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선돌 옆쪽에 마을 안내석으로 쓰이고 있다. 이 선돌에는 ‘안골 물구리’라고 새겨져 있다.
일반적으로 선돌은 한 기나 두 기가 세워지는 것이 보통인데 이곳에는 세 기가 나란히 세워져 있고 가까운 거리에 다른 선돌 두 기가 더 있다는 점에서 특이한 것이다.
고인돌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것은 많지만, 선돌이 한 곳에 이렇게 많이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드문 예이다.
사암리 선돌은 마을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점으로 봐서 악귀를 막는 수호신 성격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선돌 앞으로 넓은 농경지가 펼쳐지고 있는 점에서 풍요를 기원하는 농경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암리 선돌에는 어느 부잣집에서 탁발승을 구박했더니 중이 혼잣말로 지금 그곳에 큰 돌 셋을 세우면 아주 큰 부자가 될 것이라 했기에 그리했다가 망했다는 설과 어느 며느리가 시어머니 구박을 견디지 못한 나머지 남매를 데리고 집을 나와 서 있다가 돌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1015.1.12(월) 용인시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