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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리 고인돌

고인돌인 2015. 7. 16. 22:09

위태롭게 자리를 지키는 맹리 고인돌
2015년 07월 13일 (월)    용인시민신문                                        대지중학교 수석교사 문학박사 우장문    

   
맹리 고인돌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화순·고창·강화 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주목을 받고 있다.

고인돌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 세 곳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골고루 분포해 남한에만 3만기가 넘을 정도로 엄청난 수가 분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인돌은 용인지역에도 10여기가 넓은 범위에 걸쳐 위치하고 있다.

용인지역의 고인돌은 모현 고인돌과 같이 대규모의 탁자식 고인돌도 있지만 주북리와 같이 탁자식이지만 굄돌 높이가 낮은 것도 있고, 장평리와 유운리 고인돌과 같이 개석식을 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장평리 고인돌과 같이 덮개돌에 홈구멍(성혈)이 다수 새겨져 있는 것 등 다양한 모습을 하면서 우리들에게 선사인들의 체취를 느끼게 한다.

이번 호에 소개할 맹리 고인돌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맹리로 148에 위치하고 있다. 맹리 고인돌을 만나기 위해서는 영동고속도로 양지IC에서 일죽 방향으로 가는 17번 국도를 따라 6.5㎞ 정도 곧바로 가다보면 맹리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해 1.5㎞를 들어가면 나타나는 맹리마을회관 가까이에 위태롭게 자리하고 있다.

이곳 지세는 해발 411m의 건지산과 해발 344m의 수정산 사이에 형성된 곡간지대로 고인돌은 산기슭 끝쪽 해발 120m의 평지에 위치하고 있다. 고인돌의 덮개돌은 길이 340㎝, 너비 310㎝, 두께 35㎝이고, 평면 생김새는 네모꼴에 가까운 판석 모양으로 비교적 납작하며 화강암질이다.

덮개돌 가장자리에는 손질한 흔적이 부분적으로 관찰되기도 하며 덮개돌 위에는 지름 5~11㎝ 정도의 홈구멍 30여 개가 있다.

현재 맹리 고인돌의 덮개돌은 안타깝게도 가운데 부분이 반으로 갈라져 있는 상태이다. 처음 이 고인돌을 조사할 당시에도 덮개돌 밑에 아무 시설도 없었다는 기록으로 봐선 원래부터 개석식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고인돌은 원형을 유지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최근 덮개돌 주변이 무너져 남쪽으로 기울어지자 마을 사람들이 잡석 등을 밑에 채워서 무너지지 않게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맹리 고인돌의 축조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5㎞ 거리를 두고 있는 사암리 고인돌과 선돌, 창리 선돌 등을 통해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특히 이 세 곳의 유적은 넓은 농경지 끝부분에 위치하고, 모두 화강암으로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용인지역 고인돌 중 가장 많은 100여개의 홈구멍을 가진 장평리 고인돌도 맹리에서 13㎞ 정도 거리에 있어서 관련 있는 시기의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맹리 고인돌의 덮개돌 위에서 볼 수 있는 홈구멍을 만드는 데는 많은 정성과 시간을 요하는데 만드는 과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와 문화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학자들은 홈구멍을 장례의식 과정에서 만든 친족집단의 표시, 질병 치료의 목적, 불씨를 만들기 위한 것, 태양숭배사상의 표현, 풍요와 생산의 기원, 난생설화, 별자리를 표시한 것 등 다양하게 주장하고 있다.

용인의 동남부 지역에 해당하는 원삼면의 맹리 고인돌을 중심으로 사암리 고인돌과 백암면 근삼리와 장평리 고인돌은 모두 개석식 형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지역은 같은 문화를 가진 시대의 사람들이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맹리 고인돌 앞에 서면 서글픈 마음이 든다. 너무 좁은 스테인리스 보호철책이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반으로 절단된 덮개돌과 한쪽을 아무렇게나 쌓은 잡석에 의지하고 있는 모습은 선조들에게 죄스러움마저 든다.

약 3000년 전에 만들어졌을 고인돌을 정성스럽게 대하고 잘 보호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 뿐이다. 요원한 일이겠지만 주변의 건물을 헐고 답답한 스테인리스 보호철책에서 벗어난 맹리 고인돌의 모습을 보고 싶다.

 

※이번 호를 끝으로 우장문 교사의 ‘용인의 고인돌 이야기’ 연재를 마칩니다.(용인의 고인돌과 선돌 14회 연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