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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잘 계시나요?

고인돌인 2022. 8. 2. 14:48

엄마!

엄마가 우리 곁을 떠나신지가 벌써 56일이 되었네요.

아직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고향 집에 갈때면 어머니가  지팡이를 집고 한쪽 팔을 허리 뒤로 한 채 웃으면서 나올것 만 같습니다.

몇 시에 집에 가든간에 먹을 것을 내어놓으시면서 내가 먹기를 간절하게 바라시던 눈길이 지금도 선합니다.

부모님은 자식이 집에 오면 무엇인가 주고싶고, 집을 떠날 때는 무엇이든 손에 들려서 보내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인 것을 최근에 와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주시면서 먹거나 가져가기를 간절하게 바라시던 심정을 제 아이들이 왔다가 가면서 더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다이어트를 해야한다. 금방 먹고 왔다 등의 핑계를 대면서 안먹으려 했고, 집에 가져가야 먹을 수가 없을 만큼 많이 주시니 무엇을 주시더라도 가져가지 않으려고 했던 나는 참 불효자였던 것 같습니다. 주시면 무조건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받았어야 어머니의 마음이 더 행복하셨을텐데요. 

철이 들고나니 이제 어머니가 안계시네요.

엄마 나의 최고의 엄마... 엄마의 사랑을 항상 받으면서 살아왔는데 이제 얼굴을 볼 수가 없네요...

매일 아침마다 어머니께 전화 드리는 것이  일과였고, 행복이었는데 이제는 받는 사람이 없네요.

어머니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네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시작하는 하루는 힘이 났었는데요.

어머니의 목소리를 항상 듣고싶어 몇 번 녹음은 해놓았지만 살아 계실 때의 느낌이 아니네요.

백수연을 해드릴 때만 해도 100세는 거뜬히 넘겨서 10년은 더 사실 것으로 생각을 했었는데

겨우 100세가 되시고 6개월 후에 세상을 뜨셨네요.

그렇지만 나의 아니 우리 형제들의 곁은 떠나셨지만 어머니가 그리워하시던 아버지, 고모, 외삼촌 등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가셨기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주무시다가 화장실을 몇 번이나 가실 때면 20m도 되지 않는 화장실을 서너번은 쉬어 가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해드릴 방법도 없어서 마음이 참 많이 아팠었습니다.

엄마 집에서 형집까지 가실 때도 몇번이나 쉬어야 가시는 어머니를 뵐 때마다 세월의 빠름에 야속함을 느꼈었습니다.

청천면에서 장수하신 대표로 군수나 의원들에게 단상에서 절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도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10년 만 더 젊고 더 건강하신 것이 훨씬 좋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어머니 집에서 임종을 하셨고, 모든 자식들과 하실 말씀을 하시고 떠나신 것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 17살에 상상할 수 없이 가난한 집으로 시집오셔서 6.25를 겪으셨고, 정말 제대로 드시지 못하시면서도 7남매를 잘 키워주신 어머니는 위대하십니다.

그 어느 어머니 보다도 자식들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고 가셨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자랑하 수 있는 나의 어머니입니다.

요즘 비가 자주 오네요. 어머니 산소의 떼가 잘 자라는 것을 보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야속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100년 동안 열심히 살다가신 어머니!

하늘 나라에서는 너무 열심히 사시지 마시고 즐기면서 천천히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나서 몇 자 써보았습니다.

그간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이 세상을 인정하기가 어려워서 이제야 글을 씁니다.

앞으로도 종종 어머니께 글을 드리겠습니다.

사랑하는 너무나 사랑하는 우리 어머니 정말 편안하게 계세요.

 

2022.8.1

막내 아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