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과목은 왜 홀대를 받는가?
국사 대입수학능력시험에서 왜 홀대받는가?
우장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12월 13일에 2007학년도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결과를 발표했다.
수능 영역별 응시자 현황을 보면, 총 551,884명의 응시자 중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탐구 영역의 응시자는 각각 549,960명, 500,469명, 546,321명, 543,796명이었다.<표1>
<표 1> 영역별 응시자 현황
영역 |
언어 |
수리 |
외국어 (영어) |
탐구 |
제2외국어/ 한문 | ||
사회 |
과학 |
직업 | |||||
인원(명) |
549,960 |
500,469 |
546,321 |
316,490 |
197,480 |
29,826 |
90,843 |
543,796 |
위의 응시자 현황을 토대로 사회탐구 영역의 국사 선택 문제의 문제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표2>에서와 같이 사회탐구 영역 11개 과목 중 국사 선택은 7위로 중하위권에 해당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더 중요한 것은 국사 과목에 응시한 학생의 점유율이 2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22% 학생들 중에는 과연 어는 정도의 학생이 1·2지망을 했느냐는 것이다. 대다수가 네 과목을 응시하는데 국사를 혹시 해서 시험을 친 학생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 실질적으로 국사에 전력을 기울여서 공부하는 학생은 극소수일 것이다.
실제로 인문사회계역의 학생 중에서 3학년 때 국사를 깊이 공부하는 학생은 필수과목으로 지정된 서울대학교 지망생을 빼고는 것의 없다고 생각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입시험 응시 생 55만 여 명 중 12.6%만이 국사 시험을 치렀다는 사실이다. 이게 말이 되는 수치인가? 자기 나라의 역사를 알지 못하고 어떻게 외교를 하고, 어떻게 애국을 한단 말인가? 이것은 과목의 이기심이 아니다. 이것은 국가의 문제이고, 전 국민의 문제이다.
역사에 관하여 이렇게 관심이 없으면서 어찌 동북공정에 맞서 싸울 수 있으며, 일본의 독도문제에 맞서 우리 땅임을 역설할 수 있겠는가?
<표2> 사회탐구 영역 선택과목별 응시자 현황
선택 순위 |
과목 명 |
응시자 수(명) |
선택비율 (%) |
선택 순위 |
과목 명 |
응시자 수(명) |
선택비율 (%) |
1 |
사회문화 |
227,422 |
71.9 |
7 |
국사 |
69,507 |
22.0 |
2 |
한국 지리 |
214,499 |
67.8 |
8 |
법과 사회 |
62,434 |
19.8 |
3 |
한국 근현대사 |
168,414 |
53.2 |
9 |
경제 지리 |
54,286 |
17.2 |
4 |
윤리 |
161,421 |
51.0 |
10 |
세계 지리 |
37,917 |
12.0 |
5 |
정치 |
106,392 |
33.6 |
11 |
세계사 |
33,120 |
10.5 |
6 |
경제 |
88,068 |
27.8 |
|
|
|
|
독도니 간도문제니, 동북공정이니 할 때면 온 나라가 난리법석을 떨면서 왜 국사과목에는 관심이 떨어질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용에 비하여 시수가 부족하여 진도를 제대로 마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국사는 공통필수 과목으로 1학년에서만 배워야 한다. 그것도 두 시간씩만 배운다. 내용을 보면 도저히 1학년에서 진도를 마칠 수 없다. 그러다보니 소홀할 수밖에 없고, 3학년 때에는 국사를 제외하고 수능선택과목을 결정할 수 밖에 없다. 조상의 고뇌와 생화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단원인 문화사 부분을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다 보니 자연계열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 국사를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이것이 한국사 교육의 끝이 되는 것이다.
5,000년 역사를 다 배우라고 하면서 4단위만 배정되었으나, 사회·문화, 한국지리, 한국근·현대사 등 다른 과목은 모두 8단위로 배정되어 있다. 이것은 말이 심화과목이지 과목별 교사 수급의 문제로 과목간의 밥그릇 싸움에서 기인한 것이다. 자기 과목을 살리려는 치열한 싸움의 결과 여러 과목으로 세분화되었고 이에 뒤지지 않으려고 역사분야에서도 궁여지책으로 한국근·현대사라는 과목을 급조해 낸 것이다. 역사분야를 세분화 하려면 왜 근·현대사만 만들었는가? 고대사는 무엇이고, 중세사는 그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대안으로 국사를 살리면서도 다른 과목에 불이익을 주지 않을 방법으로는 한국근·현대사를 없애고 국사 시수를 8단위로 고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수학능력시험에서는 이 과목을 계열에 관계없이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88%정도의 국민들이 필수과목화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없어진 각종 시험에서 국사과목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80% 가까이 타났다.
역사에는 연습이 없는 것이다. 나라가 망한 국가의 국민들은 국제 고아로 전락된다. 역사를 중시하고 역사를 지키는 것이 민족을 지키는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살아남는 방편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2006.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