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이른 아침
어둠과 함께 오시는 여명길에
하얀 송이 송이 함박눈이 너울거린다
베란다 창문을 열어 제친다
하늘과 땅 사이 바람길 따라 일렁이는
아쉬움이 백설의 마지막 춤이련가
파란 바람이 동무하자고 손을 내민다
조금만 더 함께 있어 달라고
가슴으로 보듬어 달라고 애원하는가
손이 시럽다
발이 꽁꽁 얼어 든다
옷깃을 세우고 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김이 나는 커피 한잔의 맛이
참 그립다
좋아하는 이랑 함께 마시면
마음은 어느새 파란 바람길 따라
물안개 피어나는 둑방길 쑥밭에 앉아
달빛이 오실 때까지 그리움을 태워낸다
그날! 이 오시면
가슴을 열고
춥고도 길었던 지난 겨울 이야기
오리랑 붕어랑 도손거리고 싶다
2014. 3. 9 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