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 기록

용인 창리 선돌

고인돌인 2014. 10. 2. 07:55

창리 마을을 지켜온 창리 선돌

 

우 장 문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61호인 창리 선돌을 만나기 위해서는 처인구 이동면 송전리에 위치한 이동면사무소 앞을 지나는 82번 도로를 따라 오산쪽으로 가다보면 아곡교 삼거리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의 왼쪽편을 보면 창리 선돌의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이 보인다. 이곳에서 안내판판이 가리키는 쪽으로 좌회전을 한 후 1.4㎞를 더 가면 좌측으로 예쁜 선돌이 서 있다.

  주소지는 용인시 남사면 창리(龍仁南四面倉里立石)487-1로 감바위골 골짜기의 입구에 해당한다. 현재 선돌 유적의 정면 쪽에는 공장 ‘준일산업’이 자리하고 있어 들판 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감바위골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2.4㎞의 거리에는 잘 알려진 고려시대의 항몽 유적지인 처인성이 위치하고 있다.

  선돌의 크기는 길이 200㎝, 너비 70㎝, 두께 30㎝이며, 재질은 응회암으로 약간 밝은 녹두색을 띠고 있고, 전체적인 형태는 길쭉한 육면체이다. 윗변이 한쪽으로 뾰족하여 마치 칼을 꽃아 놓은 모양처럼 보인다. 이로 인해 마을에서는 ‘검바위’라고도 부르고 있다. 선돌의 아래쪽에서 30㎝ 되는 높이는 깨뜨려져 잘록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에 의하면 이것은 수태하지 못하는 여인들이 선돌을 남근(男根)의 상징으로 보고 주술적인 효험을 얻기 위한 행위의 결과라고 한다.

  그리고 예로부터 이 선돌이 쓰러지면 마을에 재앙이 일어난다고 전하여, 선돌이 민간신앙의 대상의 대상으로 삼았음도 짐작되는데 여기에는 선돌이 쓰러지지 않도록 잘 돌보아야 한다는 뜻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선돌의 앞면이 마을을 향하고 있어 마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한편 옛날에는 지금 서 있는 선돌 옆에 또 다른 선돌 1기가 세워져 있었다고 하므로, 처음에는 짝을 이룬 선돌 유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돌이 짝을 이루어 서있는 것은 용인 관내에 있는 포곡면 유운리 선돌, 원삼면 사암리 선돌의 예가 있고, 충북 제천 황석리 유적은 짝을 이룬 대표적인 선돌로 꼽히고 있다. 창리 선돌의 기능은 입지 조건으로 볼 때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의 성격도 있지만 넓은 농경지를 접한 곳에 위치한 것으로 보아 풍요를 기원하였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선돌에 대한 연구 자료는 많지 않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선돌이 어느 시대에 만들어진 것인지를 밝힐 자료가 주변에서 나오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쉽사리 연구를 하기가 어렵다. 선돌 주변을 발굴했을 때 확인될만한 유물이 출토되지 않는 것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선돌은 고인돌과 함께 청동기시대 혹은 신석기시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그 이후이 시기에도 꾸준히 만들어왔기 때문이 언제 만들었는지를 가늠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창리 선돌도 어느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다수의 설명서에는 청동기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소개되고 있으나 이는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청동기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과 유물이 창리에서 가까운 마을에서 발견되어 그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창리 부근의 마을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유적으로는 창리에서 완장천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봉명리가 위치하는데 이곳에서 장방형의 청동기시대 집자리가 발견되었다. 집자리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청동기시대에 이미 이 일대에 사람들이 생활했었음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이 외에도 봉명리에서는 찍개 등의 구석기 유물과 여러 점의 무늬없는 토기, 돌도끼 등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창리의 남쪽에 위치한 방이리에서도 구석기시대의 석영제로 된 밀개나 홈날 등이 발견되었다.

  이렇게 진위천과 그 가지천을 중심으로 하여 창리의 근거리에서 구석기시대의 유물과 청동기시대의 유물․유적이 발견된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창리에도 사람들이 살았었음을 증명해줄 뿐 아니라 이 선돌도 청동기시대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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