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아내, 막내와 함께 영화를 보았다.
흥남철수를 통해 장인, 장모가 월남을 했기에 집사람이 가고싶어하고 막내의 현대사 공부를 위해서도 필요한 느낌이 들어서 가까운 극장을 갔다.
항상 썰렁했던 극장이었는데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꽉 메웠다.
막내를 사이에 두고 집사람과 나는 눈물을 훔치면서 보았다.
집사람은 원래 울보에다가 월남 가족으로 흥남부두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어디인가 매끄럽지는 못하다 싶었지만 끝나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함이 배어있는 영화였다.
주인공 황정민이 서독 광산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볼 때는 일제시대에 일본 탄광에서 일을 했던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80년대 이산가족찾기 생방송을 보면서 눈물을 훔치던 것이 어저께 같은데 벌써 역사속의 한 사건으로 영화화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나이가 많이 먹기는 했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한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의 헌신적인 사랑에 그저 감사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너무 잘살게 되어서 고생한 우리 부모 세대에 대해서 감사할 줄 모르는 생각을 다시 되새기게 하는 교육적인 영화로도 생각되었다. 마치 연속극을 보는 그런 느낌이었다.
고향 마을이 그리워 고향 마을과 비슷한 그림을 벽에 걸어놓고 늘 보시다가 돌아가신 장인 생각도 많이 났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면서 힘들었다고 울음짓던 주인공의 모습에서는 진짜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간절히 보고싶었다.
힘든 일이 많은 요즈음인데 이런 영화를 보면서 다시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자극제가 된 고마운 영화였다.
뒤에 나오던 관객이 두 번째라 울이 않았다는 말을 들으면서 두 번 보아도 아깝지 않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