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17(금)
며칠 전부터 제자들을 만난다는 마음에 들떠있었다.
수원 근처에 사는 제자들도 평소에 연락이 가끔 되는 제자들을 만나는 것이다.
만나는 목적은 2006년에 '경기지역의 고인돌 연구'를 출판하고 제자들을 모여놓고 함께 저녁을 먹었던 즐거운 기억이 있어서이다.
평일이라 멀리 있는 제자들은 오지 못하고 수원 인근의 제자들만 모였다.
이번에 낸 책은 '동인도네시아의 거석문화와 건축'이다.
이 책은 혼자 쓴 것은 아니고 다른 일본 취실대의 가종수교수님, 순천대박물관의 이동희 박사님, 그리고 일본의 사토고지 준교수님과 함께 만든 것이다.
내용도 조금 쉽고, 사진도 많이 들어간 컬러판이라 제자들이 보는 데 좀 쉬울 것이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나눠주고 싶어서이다.
12명의 제자들이 와주었다. 광희, 인숙, 하재, 여정, 신영, 지영, 또 지영, 경향, 원아, 현정, 은희, 그리고 막내 다정이다. 몸이 갑자기 아파서 못온 현순이만 빠졌다.
35살에서 47살까지의 제자들이 모였다.
학교가 달라서 다소 어색할 듯도 했지만 모두 개성있고 재치있는 입담으로 화기애애한 가운데 모임이 잘 이루어졌다. 돌아가면서 소개를 할 때에는 지난 일들어 바로 며칠 전에 일어났던 것으로 생각되었다. 대회산 사건이나 부장님께 뺌을 맞았던 사건 이야기, 운동장에서 하트를 만들었던 것, 업어 키웠다는 이야기 등은 참 즐거운 추억들이었다.
내가 인사말을 할 때에는 눈물이 나올 뻔해서 참느라고 혼났다.
세상에 이렇게 행복한 선생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각박해졌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유쾌하게 지난 일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꼈다. 그리고 광희와 현정이의 입담은 모두를 배꼽잡게 하였다.
저녁값을 내준 하재와 후식을 담당한 광희, 선배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 인숙이는 관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했다. 참으로 오랫만에 본 하재와 지영, 신영이는 더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장미꽃을 한 다발 사와서 나눠주게 한 재치는 세상을 바꿀 재치로 생각이 되었다.
배가 아프도록 많이 웃었던 적이 언제였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참 복 많은 놈이라는 생각이 계속 된다. 그리 잘해주지도 않았는데 이런 큰 대접을 받다니... 만났던 아이들끼리 카톡방을 만들어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고... 바로 개설이 되었다.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만들었기에 잘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만들어진 자체만으로도 너무 기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