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발행일 2016-07-05 제18면
오래된 산골 마을을 지날 때면 종종 돌을 종 모양으로 쌓아올린 서낭당이 보이곤 합니다. 돌이 쌓인 모양은 한국민속촌 정문을 조금 지난 곳과 민속촌의 끝쪽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끝쪽에 위치한 돌무지는 느티나무와 어우러져 옛날 정취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서낭당은 마을을 수호하고 온갖 나쁜 기운을 물리쳐주는 기원의 대상입니다. 물론 가족의 안전과 건강, 풍년을 비는 종교 대상물의 기능도 있죠.
서낭당에는 돌무더기나 나무에 금줄을 치거나 오색 천을 매다는 등 특별한 표시를 해 왔습니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대문에 금줄을 쳐놓았던 것과 비슷한 성격을 띤다고 보면 됩니다.
평범한 곳이 아닌 특별한 공간이라는 표시입니다. 서낭당에 늘어뜨린 천은 아이들의 장수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나 장사가 잘 되길 바라는 상인 등이 소원을 빌며 묶어 놓았던 것이라고 합니다.
서낭당은 서낭신이 평소 머무는 장소라는 의미와 서낭신 전체에 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표현물인데 이는 형태를 기준으로 5가지로 구분합니다.
우선 신성한 나무 아래 돌무더기가 있고 나뭇가지에는 백지나 오색 천 조각이 걸려 있는 형태, 둘째는 잡석만 쌓여 있는 돌무더기 형태, 세 번째는 신성한 나무에 백지나 오색 천 조각만 걸려 있는 형태, 네 번째는 신성한 나무와 당집이 복합된 형태, 다섯 번째는 선돌만 있는 형태입니다.
용인시에는 서낭당이 잘 보존돼 아직도 제사를 지내고 있는 운학동 서낭당이 남아 있습니다. 이 서낭당은 형태로 보았을 때 첫 번째에 해당합니다.
운학동 서낭당은 용인시 처인구 운학동 141에 있는데, 용인 송담대 앞을 지나 백암 방면으로 가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왼쪽으로 '운학동 돌무지'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안내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더 올라가면 큰 느티나무 아래 돌이 쌓여있는 돌무지가 보입니다.
바로 이곳에 운학동 돌무지와 느티나무가 함께한 서낭당이 보입니다. 서낭당은 흔히 '성황당'이라고도 부르는데 신성시하는 나무와 돌무지가 함께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원래 돌무지는 지역 간 경계를 표시, 무덤의 용도, 전쟁 때 돌싸움에 대비해 쌓아놓은 것 등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운학동 돌무지는 평면 원형, 단면 반원형에 가까운 돌무지는 한 변의 길이가 10~40㎝ 정도 되는 잡석들로 이뤄져 있으며, 바닥 지름 3.7m, 높이 2m 정도 크기입니다.
운학동 돌무지는 서낭당의 전형적인 형태로 마을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구역일 뿐 아니라 공동으로 제사를 지내는 장소로 마을 사람들의 정신적 중심이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장문 대지중 수석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