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6일 백제 무왕의 탄생 설화가 깃든 부여 궁남지를 찾았다. 화려하게 피어있어야 할 연밭은 연잎들이 모두 마른채 내년을 기약하고 있고, 이곳을 지키는 듯이 서있는 버드나무들도 추위를 이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 보였다. 겨울이라 쌀쌀하기도 하고 저녁무렵이라 스산했지만 궁남지의 자태는 여전히 품위를 잃지 않고 멋을 풍기고있었다. 연꽃이 자태를 뽐내는 계절에 오면 너무나도 아름답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빠른 거름으로 한바퀴를 돌고 나왔지만 궁남지와 그 가운데 자리잡은 포용정은 멋을 그대로 지키고 있었다. 특히 연못에 비친 등불은 화려한 모습을 배가시켰다. 머리 무거운 이 시국에 이곳을 천천히 걷는다면 머리가 아주 맑아질 것 같았다. 시기: 백제 무왕 34년(634) 위치: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