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을 제대로 못자서 머리가 몽롱하다. 정신을 차리기 위하여 서호(축만제)를 산책했다. 비가 갠 후라 바람이 너무 시원한데, 허리를 꽉 끼고 천천히 걷는 연인, 부부들이 너무 정겨워보인다. 항미정의 마루에 털썩 앉아 여유를 찾으려니 배수구로 내려가는 물소리가 오늘 세상을 시원하게 적셨노라고 과시하는 듯 들렸다. 어제까지 코를 힘들게 했던 냄새도 함께 사라졌다. 호수에 불빛에 비친 물결이며 아파트의 조명이 아름다워보였다. 고개를 드니 팔달산의 서장대가 보아달라고나 하듯이 가깝게 다가선다. 팔달산을 바라다보니 문득 너는 왜 이리 힘들게 사니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글쎄 편히 살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어쩔수 없지뭐... 하면서 결론을 맺지 못했다. 교무실로 돌아와 세수를 하고 열심히 공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