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5.19(월) 용인시민신문 우장문 | ||||||
<용인 주북리 고인돌>
경기도문화재자료 제49호 주북리 고인돌(지석묘)은 처인구 양지면 주북리 825번지에 위치한다. 이 고인돌을 만나기 위해서는 자동차로 용인시청에서 금학로, 경안천로, 한터로를 이용해 약 8㎞ 정도 이동해야 한다. 주북리 고인돌은 마을 근처에 가서도 찾기 어려워 허탕을 치는 경우가 허다한데 쉽게 찾는 방법으로는 한터로를 따라 가다 주북교를 지나면 왼편으로 경북슈퍼가 보인다. 이 슈퍼를 끼고 마을로 들어가면 담장이 잘 정돈된 백산수목원이 있는데 이 안에는 김해 허씨 묘역이 자리하고 있고 고인돌도 이 묘역에 위치한다. 경안천의 가지천인 주북천과 대대천이 합류하는 충적 대지의 편평한 평지 위에 놓여 있다. 고인돌이 위치한 지점의 지형이 배를 닮았다고 해서 마을에서는 이 일대를 ‘배터골’, ‘배모루’라고 부르기도 한다. 재미있는 점은 지금까지도 고인돌을 만들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숨바섬이나 플로레스섬 등에서는 고인돌을 배로 여긴다는 사실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인돌을 다른 세상으로 가는데 사용하는 배라고 생각해 고인돌 위에 돛을 세우기도 한다. 주북리 고인돌은 고인돌 자체를 배의 돛으로 생각해 중심 지점에 세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북리 고인돌은 화강암으로 만들었는데 완전한 형태의 고인돌 1기와 민묘를 만들면서 파괴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인돌 1기가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최소한 탁자식 고인돌 2기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완전하게 보존된 고인돌의 평면 형태는 긴 네모꼴이며 덮개돌 아래에 굄돌 2매와 막음돌 1매가 ‘ㄷ’자형으로 무덤방을 구성하고 있다. 덮개돌의 크기는 280×250(높이)×50㎝(두께)인데 인근 대대천의 물 흐름 방향과 일치한다. 굄돌은 서쪽 것이 120×20×12㎝, 동쪽은 120×25×10㎝이며, 막음돌은 60×20×16㎝이다. 무덤방은 110×70×35㎝로 작은 편이어서 성인을 바로펴묻기(신전장)로 매장하기는 어려운 크기이다. 따라서 이 고인돌은 성인을 묻을 때 두벌묻기(이차장)를 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굄돌 높이는 20~30㎝에 불과해서 멀리서 보면 굄돌이 잘 보이지 않는다. 주북리 고인돌은 굄돌의 높이가 매우 낮아 탁자식 고인돌의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최대한 자세를 낮춰서 사진을 찍어야할 정도이다. 이렇게 낮은 굄돌을 가진 탁자식 고인돌은 매우 희귀한 예이다. 굄돌 높이가 낮은 이유는 탁자식 고인돌이 개석식 고인돌로 변해가거나 아니면 개석식 고인돌이 탁자식 고인돌로 발전해가는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기에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이 고인돌을 기준으로 남쪽에는 개석식 고인돌만 분포하고 있고, 북쪽으로는 탁자식 고인돌이 많이 분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주북리 고인돌보다 북쪽에는 상하리 고인돌과 모현 왕산리 고인돌, 포곡 유운리 고인돌 등이 있는데 유운리 고인돌을 제외하고는 탁자식 고인돌이다. 반면 주북리 고인돌보다 남쪽으로 분포하는 원삼면 맹리 고인돌, 백암면 장평리 고인돌과 근삼리 고인돌, 원삼면 사암리 고인돌은 모두 개석식 형태를 하고 있다. 이는 충청도와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 탁자식 고인돌이 확인되기 이전에 용인 지역을 탁자식 고인돌과 개석식 고인돌의 경계 기준으로 삼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주북리 고인돌은 이러한 경계선에 있던 가장 대표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주북리 고인돌은 이렇게 탁자식과 개석식 고인돌의 과도기적 모습을 잘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뿐만 아니라 잘 정돈된 민묘의 묘역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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