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 기록

정읍답사

고인돌인 2006. 11. 21. 22:25

 

"정읍도 고인돌에 관심을 가져달라"
19일 고인돌사랑회 제33차 정기답사..."문화재급 시기동 고인돌, 최다 고인돌군이 있는 고부 만수리-소성 중광리 작천마을 고인돌의 등재, 보존대책 필요"

 

황성희 기자 redhann@yahoo.co.kr

 

   
▲ 정읍의 대표 고인돌인 농소동 용계마을 현암앞에서 포즈를 취한 고인돌사랑회 답사팀 일행
정읍 고인돌을 보러 멀리 서울에서 손님들이 왔다. 고인돌사랑회(www.igoindol.net/ 대표 이형석)가 제33회 정기답사로써 "고인돌의 보고 - 정읍시 고인돌"을 주제로 11월 19일(일요일)에 시행한 것.

이번 고인돌사랑회의 정읍답사는 고인돌사랑회원 이진우님과 우장문 자문위원의 안내로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코스는 농소동 상흑마을 박종광씨댁의 미조사된 고인돌을 시발로 하흑마을- 용계마을-신흥마을- 덕천면 상학마을,  고부 만수리 상만마을, 소성면 애당리 두암마을- 중광리 작천마을, 입암면 입암중학교 뒷편야산- 옹암- 평암- 선암마을, 상교동 자라바위, 시기3동 고인돌, 칠보면 백암리 원백암마을 거석(철용당산이라 칭함)등을 탐사했다.

고인돌사랑회는 이번 답사를 통해 정읍 도처에 널려있는 고인돌에 대한 시의 관심과 보전대책을 촉구했다. 전혀 조사 되지않아 등재되지 않은 농소동 상흑마을 고인돌 등 6기에 대해서는 정밀조사를, 도로 개설로 훼손 위험에 처한 고부 만수리 상만마을 고인돌군에 대해서는 이전 복원을, 등재된 고인돌중 보존가치가 높은 시기동 고인돌 포함 4곳의 고인돌에 대해서는 문화재 지정 건의서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 정읍의 대표 고인돌, 농소동 용계마을 고인돌
정읍 고인돌 지킴이 이진우씨 안내로 하루 종일 정읍 고인돌을 찾아서...

고인돌사랑회의 정읍행에는 정읍의 고인돌을 사랑하고 알리는 데 남다른 열성을 인정받은 이진우씨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19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해서 저녁 6시까지 정읍 곳곳에 널려있는 고인돌을 보고난 후 그들이 전하는 말은 "정읍시가 고인돌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 정읍에 이미 문화재분포지도에 등록된 고인돌기수만해도 80여개가 되는데 고인돌은 전혀 관심과 주못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며 돌아갔다.

이날 답사에는 고인돌사랑회  부대표 김영창, 우장문 자문위원, 이진우회원, 부안군 구암리지석묘(사적지)문화관광해설사 김천희, 정읍통문 황성희, 정원강-정윤아 어린이 등 7명이 참석, 어둠이 짙어진 저녁 6시까지 빡빡한 탐사일정을 소화했다.

정읍고인돌의 대표격인 용계마을 뒷산 고인돌 3기..."문화재로 자정할 가치가 있다"

   
▲ 정충사 아래 배영고 옆 신흥마을 고인돌

고인돌사랑회의 답사코스는 농소동 하흑마을 박종관씨댁의 미등록된 고인돌 답사부터 시작했다. 박씨집의 고인돌 2기중 1기는 장축길이가 무려 8.5m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 하단면이 땅속에 묻혀있어 정확한 규모와 성격 규명은 어려웠다.

다음은 상흑마을 이웃 하흑마을 민가 뒷뜰의 직사각형 고인돌, 이 고인돌은 전혀 밝혀지지 않은 추정 고인돌이었다. 세번째 코스는 두승산권 고인돌중 가장 동쪽끝에 자리한 용계마을의 현암. 이곳 고인돌 3기는 정읍의 고인돌을 대표하는 고인들이며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문화재로 지정되어 마땅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음 코스는 정충사 아래 신흥마을 고인돌. 배영고 옆 밭안에 고인돌 2기와 파편이 자리하고 있었다. 염소 우리를 앞에 두고 있는 반파된 고인돌에는 10여개의 성혈이 있었다.

두승산 둘레를 돌다 치재를 넘어간 덕천 상학리 학림마을 의성김씨 민묘역에도 고인돌이 있었다. 그중 한 바위는 뭍에 기어오르려는 거북 형상으로 기계로 판듯한 구멍이 여러개 뚫려 있었다.

   
▲ 덕천 상학리 학림마을 고인돌

   
▲ 덕천 상학리 학림마을 의성김씨 묘역 고인돌
정읍 최대 고인돌군으로 알려진 만수리 상만마을 고인돌 위험에 처해있다

정읍최대 고인돌군으로 알려진 만수리 상만마을 고인돌군. 관음사란 절앞에 15기의 고인돌이 자리하여 정읍 최다 고인돌군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그곳은 정읍-줄포IC를 잇는 도로개설 예정지로서 머지 않아 파괴될 위험에 처해있다.

이사실을 전해 들은 고인돌사랑회 답사팀은 인근으로 이전시켜 고인돌군을 이전 복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주형 모양이 인상적인 소성 애당리 두암마을 고인돌

   
▲ 소성 두암리 두암마을 앞 야산 기슭의 고인돌
두승산권을 벗어나 이동한 장소는 소성 애당리 두암마을. 마을에서 떨어진 산기슭 구릉지대에 한가로이 누워있는 배모양의 잘 생긴 고인돌의 모습에 일행은 탄성을 질렀다. 그 지형이 주는 느낌은 고인돌 수가 적은 점을 제외하고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창 고인돌 공원의 모습이었다.

고인돌사랑회 자문위원인 우장문 박사에 따르면 고인돌의 모양은 배모양의 방주형, 바둑판 같이 아아래이 다리가 있는 바둑판형, 비교적 네모반듯하고 다리가 하나이며 위가 평평한 탁자형 3종류라는 것. 이중 방주형이 특히 외관상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이야말로 정읍 최다 고인돌군!...소성 중광리 작천마을

   
▲ 정읍 최다 고인돌군이 있는 소성 작천마을 고인돌군
   
소성 중광리 작천마을 고인돌군이 알려지기 전에는 고부 만수리 상만마을 고인돌군이 최다 고인돌 군집지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소성면지편찬위원 자격으로 마을 조사를 다니던 통문 곽상주 편집위원이 소성 중광리 작천마을에서 정읍 최다 고인돌군을 발견했다.

이날 답사팀이 작천마을  야산 민묘와 함께 대부분 원형 형태로 보존된  7기외에도 바로 옆의 숲속을 뒤져 찾아낸 고인돌까지 합해 16기의 고인돌을 확인했다. 만수리 고인돌보다 1기 많은 수이다.

이진우씨에 따르면 이곳 고인돌은 수적으로 최다일뿐 아니라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한다고 볼수 있다.

소성에서 입암으로 넘어가는 경계인 입암중학교 옆 고부이씨 묘소 앞의 고인돌은 자르려다 만 흔적이 있어 고인돌을 전용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보기 드문 사례로 뽑혔다.

고창에서 호남정맥따라 이어지는 고인돌루트의 한축이 입암 고인돌

이씨에 따르면 두승산권의 고인돌이 고부-소성을 거쳐 입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고창에서 호남정맥으로 이어지는 고인돌루트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입암은 그 루트의 중요한 한축이고.

입암의 고인돌을 찾아 처음 간 곳은 천원리 옹암마을.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는 '독바위'를 보았다. 옹암마을 길가 논가에 자리잡은 독바위는 위가 평평하며 도가니처럼 생긴 길쭉한 고인돌이었다. 독바위외에도 옹암마을 야산에는 목을 내민 거북이 형상의 구시바위가 있었다. 일면 개머리를 닮았다 하여 구수바위라고도 한다고.

   
▲ 입암 천원리 옹암마을 독바위, 마을 지명의 유래가 된 바위

손홍규 소설 '귀신시대'에도 등장하는 선암마을 당산바위

   
▲ 손홍규의 소설 [귀신시대]에도 등장하는 입암 신면리 선암마을 고인돌. 마을의 당산바위다.
옹암마을을 나와 간 곳은 하부리 하부마을 양씨묘역내의 고인돌군. 아직 조사되지 않은 고인돌 군으로 전해진다.

다음 코스는 최근 '귀신시대'라는 소설로 유명세를 탄 손홍규씨의 고향마을이자 '귀신시대'에도 언급된 고인돌이 있다는 선암마을. 현재 이바위는 마을 모정옆 당산나무 아래 위치하고 있어 당산젯상으로 사용되는 등 당산바위로 대접받고 있었다.

입암을 빠져나와 유명한 시기동 고인돌을 보러 가는 길에 상교동 교암초등학교 인근 논속의 자라바위도 보았다. 이 바위는 그 논주인이 천석군이 됐다하여 복바위로 여겨지고 있으며 인근 반암-구암 마을 고인돌과 교암초 뒷산의 개구리바위, 신월리 신성마을 고인돌군과 함께 상교동 소제 고인돌군을 이룬다고.

   
▲ 논 주인이 천석꾼이 됐다하여 복바위. 상교동 교암마을 앞 고인돌

수십개의 성혈이 새겨진 문화재급 시기동 고인돌

   
▲ 문화재급이라는 전북과학대 인근 시기동 고인돌
전북과학대 인근 큰길 건너 길옆 단풍나무 밭안에 들어가 있는 고인돌은 지석이 확연하고 윗면에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수십개의 굵은 성형이 새겨져 답사팀으로부터 문화재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문화재급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고인돌이라는 찬사가 무색한 일이 벌어졌다. 고인돌 주변이 온통 쓰레기 천지여서 정읍사람들로서 손님들 앞에 얼굴을 들기 힘들었다.

벌써 사방은 어둠이 내리고 있었지만 한곳이라도 더 보고 싶다는 답사팀의 열정은 칠보 원백암 마을로 향하게 했다.

   
▲ 아름다운 고인돌 옆이 쓰레기장이어서 부끄러웠다

칠보 원백암에는 적어도 20기의 고인돌이 존재한다

   
▲ 칠보 원백암 김현중씨댁 철용바위
   
▲ 칠보 원백암 김현중씨댁 뒷뜰에 있는 철용바위중 하나
이날 답사의 15번째 코스이자 마지막 코스가 될 원백암. 먼저 철용당산이 있다는 김현중씨댁을 방문했다. 저녁나절 방문에도 친절한 김씨 식구들의 안내를 받아 뒤로 가보니 뒷뜰 장독대를 사이에 두고 어둠속에서 2기의 고인돌이 양쪽에 있었다.

이외에도 원백암에는 돌당산 2기, 준돌당산 3기, 칠성바위 7기, 밭둑아래 고인돌 4기, 마당 고인돌 1기, 길가 바위 3기 등 적어도 20기의 고인돌이 있다고 전해진다.

원백암 마을을 나설 땐 이제 어둠때문에 어찌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래도 이진우씨는 정읍에 아직도 이평 창골바위, 고부 입석리 반석, 신태인읍 이암, 태인 박산리 성혈암수바위, 정토산 칠성바위 2기, 칠보 행단마을 추정 고인돌, 내장산 대숲골 마당바위 등이 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돌사랑회, "정읍도 고인돌 보존관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

   
▲ 농소동 용계마을 뒷산 고인돌. 전혀 돌보지 않은 모습
이날 답사를 통해 고인돌사랑회에서는 정읍시에 고인돌 보존 대책에 관한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돌사랑회 김영창 부대표에 따르면 농소동 하흑마을, 입암면 입암중학교 뒷편 야산 묘지옆 고인돌, 입암면 옹암마을, 입암면 평암마을, 칠보면 원백암마을(철용당산) 등에 대해서는 정밀조사를, 정읍- 줄포간 도로개설공사로 훼손 위협에 처한 고부면 상만마을 고인돌군에 대해서는 보존유의(혹은 구제발굴후 이전복원) 촉구건의서를, 등재된 고인돌 중에서 보존가치가 높은 농소동 용계마을, 덕천면 상학리, 소성면 중광리 작천마을, 성혈이 많은 시기동 고인돌은 문화재 지정건의서를 정읍시에 제출하기로 했다.

 

입력 : 2006년 11월 20일 08:08:56 / 수정 : 2006년 11월 21일 12: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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