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
잠결에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으면서 글솜씨에 정말로 감탄을 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사랑이 담긴 시는
기름이 흐르는 듯 매끄럽고
범접할 수 없을 만큼 예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제 자신의 글재주에 한계를 실감하게 만듭니다.
정말로 값진 시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글을 잘 쓰신다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있었지만
이정도로 대단한 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요즈음 가끔 눈물이 납니다.
집사람의 한마디 한마디가 저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합니다.
조금 좋아졌다면 한없이 기쁘고
조금 안좋다고 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기만 합니다.
8년 동안 다니지 않던 성당에 가서
집사람의 쾌유를 빌어보기도 하고
성당 건물 앞을 지나면서도
집사람의 건강을 부탁드리기도 합니다.
집에 걸린 십자가를 보면서
혼자 중얼거려보기도 합니다.
제가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찾지 않았던 하느님을 찾는 저를 제 자신이 비읏으면서요.
아버지의 산소에서 집사람을 도와달라고 간절히 빌기도 하고요.
늦은 밤 잠을 청하려고
홀로 술을 마셔보기도 합니다.
집사람을 버려두고 혼자 잘난척하고 다녔던 제가
많이 미워졌습니다.
집사람이 최고인데 소중함을 모르고 너무 소홀히 대했다는 생각이
저를 눈물짓게합니다.
아파하는 아내 앞에서 웃음을 지어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제 자신에 무능함을 느낍니다.
병원 복도에서
가족을 보내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자꾸만 제 일로 보여지기만 합니다.
교장선생님의 시를 읽으면서
저를 많이 아껴주시는 교장선생님께
미리 안부의 전화를 드리지 못해 너무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저는 11월과 12월에 병가를 냈습니다.
집사람을 병간호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저도 우울증으로 많이 힘들었었습니다.
우울증도 병이냐는 집사람의 비아냥거림을 들으면서요.
물론 지금은 저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크리스마스 날에 마지막 치료를 하기 위해 입원을 했습니다.
중환자실로 입원을 해서 조혈모세포이식수술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느때 보다도 많이 긴장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집사람 입원으로 29일 모임에는 참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한 번 1시간만 면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집사람을 위해 밥하고 청소를 하고 아이들을 챙기면서
집사람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해왔는지 새삼 느꼈고
힘듬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제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더 애틋하고 마음 아프기만 합니다.
교장선생님께
한탄만 한 것 같아서 너무 죄송합니다.
교장선생님과 사모님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2017.12.27
000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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