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가족, 직장

딸 시집보내기

고인돌인 2018. 1. 18. 22:57

2018년 1월 6일 딸을 결혼시켰다.

이때 인사말과 딸에게 들려준 편지를 소개한다.


오늘은 사위 이00군과 제 딸 00이가 결혼하는 즐거운 날입니다.

축복받은 날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싶은 분들은 00이를 딸로 받아주신 사돈내외분입니다. 멀리 나주에 살고 계심에도 저희들의 편의를 위하여 결혼식 장소를 이곳으로 양보하셨고, 제가 서있는 영광스런 자리를 저에게 넘겨주셨습니다. 배려심과 정이 넘치는 가문으로 딸을 시집보내게 되어 저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우리 사돈과 사위인 00군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해주신 사돈댁 하객님들이 항상 행복하시기를 기원하는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항상 노심초사하시면서 손녀가 잘 자라주기를 빌어주신 96세인 어머니와 93세인 장모님이 직접 참석해 주셨습니다. 결혼식을 누구보다 빛나게 해주신 두 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의 어머니와 장모님께 항상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는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30년 전 제게 주례를 해주신 세계 최고의 구석기 학자 이00 이사장님과 사모님이 와주셨습니다. 소개를 드리는 이유는 00이가 중학교에 가기 전까지는 아이들을 데리고 은사이신 교수님을 매년 찾아뵈었습니다. 그때마다 교수님은 책을 주셨고, 약사이셨던 사모님은 영양제를 꼭 챙겨주셔서 00이가 잘 자라도록 큰 도움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 두 분께도 감사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귀하게 모신 내빈들께 제 아내가 인사를 드리지 못하는 결례를 했습니다. 오늘의 00이를 있게 한 아내가 며칠 전에 수술을 해서 부득이 참석을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 아내의 완쾌를 위해서도 박수를 쳐주실 수 있으시죠?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모두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서 힘찬 박수를 쳐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오늘의 주인공인 신부 000에게 들려주고 싶은 글을 조금 써왔습니다. 이를 읽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내 딸 00!

 

일가친지들과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중한 가정을 이루게 되었구나.

너를 낳고 엄마와 함께 앉아서 아미로 할까 0’이라고 할까 이름을 고민했던 것이 어저께 같은데 벌써 시집을 가는구나. 진심으로 축하한다.

3살 때 우유 하나만 든 가방을 메고 유아원을 보낼 때 가기 싫어 주춤거리던 네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맞벌이 부모로써 참 미안한 생각이 들었었다.

3때 공부에 방해된다며 핸드폰을 사주지 않음에도 오히려 엄마아빠를 안심시킨 네게 마음속으로 매우 미안했었다. 네 반에는 너를 포함해서 두 명만 핸드폰이 없다고 했었는데... 물론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치른 첫 시험 후 너는 핸드폰을 가질 수 있었지. 학급에서 3등 이내에 들면 사주겠다는 조건을 바로 충족시켰기 때문에~^^

00이 같은 반장을 만나서 너무 행복하다는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의 말은 엄마 아빠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었다.

대학교에 합격했다는 너의 떨리는 전화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제대로 해주지 못했던 너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에 눈물을 흘렸었다.

대학에서 좋은 성적 덕에 중국에 교환학생으로 가게 되었다고 했을 때 매우 뿌듯했었다.

용돈을 벌기 위하여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네 말에 안쓰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생활력이 강한 아이구나 하는 안도의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참 잘 자라주어서 고맙다고 했을 때 엄마 아빠가 한 번도 싸우지 않아서 감사하다는 말을 듣고 빵점짜리 부모는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어찌 엄마 아빠가 한 번도 싸우지 않았겠니. 교육자로서 자식들에게 부모의 나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싶을 따름이었지. 가정을 이루는 한 축이 되면 큰 책임이 주어지고, 때로는 인내가 필요하다.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면서도 불만이 있으면 대화를 통해서 빨리 풀어버리는 것이 화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사위 00를 인천공항에서 처음 보았을 때 참 괜찮은 젊은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예의 바르고 너를 진정으로 아끼고 거기에다 잘생기기까지 한 남편이지 않니? 네가 다니게 될 호주의 대학 예비 시험에서 1등을 했다고 좋아하면서 나에게 전화를 할 정도로 너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신랑이다. 게다가 너에게 너무 훌륭한 새 부모님을 만나게 해준 남편이지 않니. 시어머니 시아버지 두 분이 너무 잘해주시고 훌륭한 분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지? 이제 결혼을 하면 엄마 아빠보다는 시어머니와 시아버지를 먼저 생각해야한다. 그것이 엄마 아빠를 위한 길이고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호주라는 아주 먼 나라에서 살게 되었구나. 어저께 엄마와 앉아서 아0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저력이 나타났고, 힘든 길을 멀리 돌아왔지만 호주에서 살게 된 선택은 현명했다는 대화를 했다. , 교원자격증에 미련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길 보다는 네가 갈 앞으로의 길이 훨씬 행복한 길이 될 것이라고...

부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항상 남편을 먼저 생각하고 존중해준다면 너의 행복 또한 커져만 갈 것이라는 점을 꼭 명심했으면 한다.

그리고 너를 지금까지 아껴준 주변의 친척, 은사, 친구들을 잊지 말고 살아가야한다.

내가 호주에 갈일은 없을 것 같다. 고인돌이 없는 나라는 가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가 엄마가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갈 것이다. 큰 부담은 갖지 말고 꼭 숙지는 해두어라. 자식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자양분이다.

마지막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아껴주며 긍정적인 모습이 보기 좋았고,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노력하는 행복한 부부가 되기를 소망한다.'는 엄마의 말씀을 전한다. 엄마는 아빠가 책임지고 완쾌시킬 것이니 너는 걱정하지 마라.

 

그간 고생 많이 했고, 잘 자라주어서 너무 고맙다.

항상 행복하게 웃음 짓는 매일 매일이 되어라.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한다! 내 딸 00.

 

201816일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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