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가족, 직장

교사로 산다는 것

고인돌인 2018. 12. 28. 20:35

요즈음은 학교에 출근을 하기가 즐겁다.

학생들이 너무 착하고 공부도 열심히하며 잘 따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교육 개혁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고 선생님들께 아픔을 주는 학생들도 있지만 우리 학교는 그 강도가 그래도 약한 것 같다.

특히 올해 수업을 들어가는 3학년 학생들은 수업에 잘 집중하고 밝은 표정으로 나를 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가끔 내방에 들어와서 인사말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기도하고, 왔다 갔다고 이름을 화이트보드에 남기기도 한다. 그림을 보거나 써놓은 내용을 보면서 흐뭇함을 자주 느낀다.

이 칠판을 통해서 아이들과 소통도 되는 것 같아서 화이트보드가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몰려와서 춤도 추기도 하고, 사탕도 달라고 하는데 너무 귀엽기만하다.

30대 시절에 수업에 빨리 들어가고 싶고, 방학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요즘이 그런 것 같다.

많은 학교에서 학생문제로 골머리를 썩는 곳이 많은데 나는 참 복이 많다.

선생님들도 참 좋고, 학생들도 착하고 귀여우니 더 바랄바가 없다.

교사를 시작한지 벌써 35년이 다 되었다.

교육 환경과 학생들의 생각이 급격히 바뀌었다.

한때는 너무 힘들어서 딸에게 교사를 하지 말라고했었다. 물론 지금도 꼭 하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큰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는 샘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교직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내 적성에 잘 맞기 때문이다.

나는 어린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나를 젊게하고, 많이 웃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아서 만족하다. 그리고 누군가 나를 롤모델로 해서 선생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싶다. 내가 고등학교, 대학교 때 만났던 은사의 열정에 감동을 받았던 것처럼...

혹한 추위였던 오늘 아침에 20여분 간 교문에서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아주 소중한 자식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 학생들이 모두 행복하게 잘 자랐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몇 년을 더 교단에 설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만 같으면 정년을 할 때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고맙다 흥덕중의 멋진 학생들아~~~^*^

 

 

<새해 건강하고 행복하라고 절을 한 아이들과... 난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는데...>

 

 

<졸업을 앞둔 예쁜 3학년 학생들>

 

 

<소통의 장이 된 화이트보드>

 

 

<크리스마스를 맞아 화이트보드에 예쁜 학생 둘이서 산타 장문을 그려놓았다>

 

 

<모둠 활동과 학생 중심 활동의 수업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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