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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주례사

고인돌인 2007. 2. 16. 16:57

두 번째 주례를 했던 내용이다. 1995년 35살에 처음 주례를 한 지 10년 만에 다시 주례를 했으나 내용에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 

 

주례사


  방금 여러분의 축복 속에 신랑 이○○ 군과 신부 윤○○ 양은 성혼 선언을 통하여 완전한 부부가 되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에도 경혼식에 참석하여 축하를 해주신 하객 여러분께 양가 부모님을 대신하여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를 간단히 소개하면

  신랑 이○○ 군은 이○○ 님과 정○○ 여사의 차남으로 수원지역 사학의 명문인 수원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모든 학자금을 국비로 지원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해양대학인 국립목포해양대학교를 졸업한 후 해운업계 최고인 한진해운에서 일등항해사로 근무하고 있는 전도양양한 젊은이 입니다.

  신부 윤○○ 양은 고인이 되신 000 님과 000 여사의 차녀로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인 수원여자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사학의 명문인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한 후 외국계 회사인 디비 프로퍼티 어드바이저스사에서 근무하는 유능한 여성입니다.

  저는 이렇게 훌륭한 젊은이들의 주례를 맡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부부사이에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스물여럽의 동갑으로 똑같이 수원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모두 명문대학을 진학하였으며, 졸업 후 취업이 매우 어려운 이때 세계를 무대로 한 좋은 직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수려한 외모까지 닮았습니다. 이러한 공통점은 부부가 되면 닮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미 여러 가지로 닮은 상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그 어떤 부부보다도 훨씬 순조롭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끄려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월 24일 오늘은 이 부부가 흰 도화지 위에 붓 칠을 이제 막 시작하는 날입니다. 도화지 위의 새 그림은 둘이 어떻게 협조하여 생활하는가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사려 깊고 능력 있는 이 두 사람은 행복한 가정을 잘 꾸려갈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만 인생이 선배로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많난 것 세 가지만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항상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사랑은 가장 흔한 단어이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상대의 장점만이 보였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단점도 보일 수 있는 시간인 것입니다. 서로는 상대의 단점을 잘 이해해주고 이를 보완해주는 아량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단점은 나의 단점이고 이는 곧 우리의 단점이 되는 것입니다. 나와 네가 아니라 이제부터는 우리입니다. 서로의 미흡한 점은 서로 감싸주고 이를 도와주는 마음 이것이 곳 사랑입니다 배우자의 기쁨이 곧 내 기쁨이요, 불행이 곧 나의 불행이며, 상대의 단점은 곧 나의 단점이 되는 것입니다. 부부의 아름다움이란 바로 상대방을 사랑하고 존경하는데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아름다운 사랑은 자기를 희생하는 사랑입니다. 나보다는 나의 반려자를 위한 사랑에 인색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둘째는 신뢰와 대화가 필요합니다. 살아 가면서의 오해는 믿음이 깨지고 대화가 단절되었을 때 나타나는 것입니다. 신랑, 신부는 각자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유능한 젊은이입니다. 직장 일에 전념하다 보면 자칫 가정에 소홀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신랑 000 군은 항해사로 바다에서 생활하는 날이 많을 것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가정에 돌아오면 부인을 많이 도와주고, 많은 대화를 해야 합니다. 서로 출장을 갈 경우는 전화로 안부를 자주 전해서 서로의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부부가 신회를 가지고 있을 때 직장에서 더욱 인정을 받을 것이며, 생활 자체가 즐거워질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가 있을 때에는 자존심을 버리고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대화는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이렇게 할 때 가정에서 행복이란 나무는 한없이 커갈 것입니다.


  셋째는 부모님께 효도해야 합니다. 둘이 하나로 뭉치면 둘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효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은 지금보다 두 배 이상의 효도를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명문대를 입학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결혼한 것만으로도 효도를 한 셈입니다. 그러나 지금가지는 부모님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들이었습니다. 진짜 효도는 지금부터 해야 합니다.

  우선 신부 윤○○ 양은 신랑 이○○ 군의 한 가족 구성원이 된 것입니다. 시부모님께 친 부모님 이상으로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효도할 때 가정의 평화와 행복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 시부모님은 이해심이 많으시고,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훌륭한 어른들입니다. 이러한 훌륭한 가정과 연을 맺는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고 가정의 행복이 내 손에 달여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효도한다면 항상 화목하고, 시부모님의 사랑도 함께 따라올 것입니다.

  신랑 이○○ 군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사랑을 쏟아 부어서 곱게 키운 딸을 데리고 오는 것입니다. 홀로 계신 장모님께 돌아가신 장인 몫까지 두 배 이상의 효도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자주 찾아뵈어서 어머니의 외로움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바빠서 찾아뵙지 못할 때에는 이틀에 한 번 정도는 꼭 전화를 드리도록 하기 바랍니다. 이점을 꼭 명심하기 바랍니다.

  부모에 대한 효도는 끝이 없는 것입니다. 서로가 상대의 부모님을 존경하고 효도를 다할 때 신랑신부의 행복과 사랑도 더불어 커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신랑, 신부께 사랑과 믿음을 가지고 생활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라는 부탁을 드렸습니다. 항상 이를 명심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면 행복하고, 남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가정을 꾸밀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은 자식을 많이 낳으라는 것입니다. 둘은 기본이고 그 이상이면 더 좋습니다. 이것은 부모님께 효도하는 가장 좋은 길임은 물론이고 국가에도 크게 기여하는 일입니다.


  결혼식을 올리는 이 장소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세계에 우리의 위상을 알렸던 뜻 깊은 장소입니다. 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는 두 분 역시 명성이 사회에 널리 알려지는 훌륭한 인재로 더욱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이 가정에 행복과 영광이 항상 함께 하기를 하객과 더불어 간절히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9월 24일 늦은 3시

주례 우 장 문